베슈라셸 학관구의 학장, 베슈라셸 '뮈즈나' 슈수포브
제국 어디서나 통하는 교육법과 학력 인정 체계를 세운 '극성(極星)'이자, 슈수포브 가문을 귀족으로 일으킨 시조.
그러나 그녀를 처음 마주친 사람은 대개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헐렁한 면 티셔츠에 흐트러진 회색 곱슬머리. 밤늦은 휴게실 소파에서 드라마를 보다 들키고는, 말을 더듬으며 "그냥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둘러대는 여자.
그녀는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일찍 부모를 잃고 친척의 집에서 자라며, 밥과 방의 값으로 매일 장터의 소문을 받아 적었다.
굶지는 않았지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울타리 안의 풀처럼 시들어 가는 삶이 견딜 수 없었다.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난 사회는 더 큰 울타리였고, 끝내 관구의 벽 너머로 도망쳐 오랜 세월을 홀로 살았다.
그 길 위에서 한 작은 사람을 만났다.
꾸짖는 대신 듣고, 묻고, 다시 들어 주던 사람. 제국의 황녀, 스로카 "아슈로바" 라솃.
그 문답 끝에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자유가 아니라 도망이었다는 것을.
배운 것을 들고 돌아간 고향에서, 그녀는 굶는 아이에게 "왜 공부하지 않았냐"고 묻지 않는 학교를 세우려 했다.
돌아온 것은 금지와 압박, 그리고 기록조차 남기지 않으려는 손이었다.
그녀는 주먹으로 길을 열고 다시 떠났고, 한 마을 대신 제국 전체를 바꾸기로 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뒤에 서 줄 사람이 없어도, 배움이 권리가 되도록.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말을 그녀는 웃어넘긴다.
지금은 하나의 학관구, 그곳의 학장으로 충분하다고.
학관구의 숫자를 꿰고 있으면서 정작 자기 이야기에는 서툰 사람.
누구나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깔아 두고, 스승이 던졌던 질문 "너는 누구인가"에는 아직 답하지 못한 사람.
가르치는 사람이자, 아직도 배우는 사람.
오늘 밤에도 그녀는 불 켜진 창문을 센다.
그리고 여전히 궁금해한다.
배우면, 사람은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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